[성명서] 한의사 치료용 레이저 사용, 정당화할 수 없다
- 서울시관리자
- 09:55
- 조회 24
- 추천 0
성 명 서 한의사 치료용 레이저 사용, 정당화할 수 없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최근 서울특별시한의사회의 성명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LASER’라는 영어 단어의 뜻이 아니다. 한의사가 치료 목적으로 레이저 등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면허범위에 해당하는지, 충분한 전문교육과 임상수련을 받았는지, 발생 가능한 부작용과 합병증까지 책임지고 대처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2022년 대법원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사건에서 새로운 판단기준을 제시하며, "이 판결은 한의사로 하여금 침습 정도를 불문하고 모든 현대적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본질이 '진단용'인 의료기기에 한정하여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새로운 판단 기준이 적용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한의계에서 레이저·IPL 등 치료용 의료기기나 침습적 시술 영역까지 사용 권한을 확장하려는 시도는 대법원이 설정한 '진단용 한정'이라는 판결의 본질적 한계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개별 수사기관의 불송치 결정 역시 모든 치료용 레이저 사용의 적법성을 확정한 사법부의 판결이 아니다.
교과목의 존재가 곧 시술의 적법성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서울시한의사회는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 에너지 기반 기기에 대한 이론 및 실습 교육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법원 2010도10352 판결과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서 제시된 판단기준에 따르면 교육과정이나 국가시험을 통한 전문성 확보 여부만으로 면허범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기기의 개발·제작 원리가 한의학적 원리에 기초하는지, 해당 의료행위가 한의학 이론이나 원리를 응용·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사용 과정에서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실제로 IPL 사건에서도 한의사가 한의과대학에서 피부외과학 등 관련 과목을 이수했다는 사정이 있었음에도 법원은 이를 면허 외 의료행위로 판단했다. 결국 특정 교과목을 개설하고 관련 내용을 교육한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의료행위가 한의사의 면허범위에 포함되거나 적법성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의료행위는 원칙적으로 각 의료인이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부여받은 면허의 범위 내로 엄격히 제한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관련 내용을 교육받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정규 교육과 수련 과정을 통해 해당 치료의 적응증과 금기를 정확히 판단하고,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화상·흉터·색소 이상·안구 손상 등 각종 합병증까지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었는가이다. 충분한 전문성이 있다면 ‘스펠링 퀴즈’라는 표현으로 문제를 희화화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교육과정과 임상수련, 과학적 근거로 답하면 될 일이다.
서울시한의사회가 이번 사안과 무관한 소아·응급의료와 실손보험 문제를 끌어들여 의사들이 ‘본분을 망각했다’고 매도한 것 역시 유감이다. 필수의료의 위기는 의료전달체계, 보상체계, 과중한 업무와 법적 책임 등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 지금도 응급실과 소아진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을 ‘돈벌이를 위해 본분을 저버린 집단’으로 폄훼한 데 대해 먼저 사과하기 바란다.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환자를 치료할 자격과 전문성을 갖추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기계를 사용할 줄 아는 것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서울시한의사회는 ‘스펠링 퀴즈’, ‘돈벌이’, ‘본분 망각’이라는 감정적 표현으로 논점을 흐리지 말고 법률과 판례, 교육과 임상수련, 과학적 근거로 답하기 바란다.
국민의 안전 앞에서는 직역의 이해관계도, 자존심도 앞설 수 없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우려가 있는 면허범위 밖 의료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지속할 것이다.
2026. 9. 11.
서울특별시의사회

